소박한 모과 꽃
2018년 4월 24일
밤새 내리던 봄비가 그친 아침 출근길..
매일 오가던 길 가의 나무 위를 올려다보다 우연히 눈에 띈 핑크 꽃.
오늘따라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던, 소박하지만 예쁜 꽃이다.
무슨 꽃이지? 생각하다가..
이 나무에서 매년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모과꽃이다.
40년 넘게 살았는데, 모과꽃은 처음 본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놀라운 발견이었다.
모과도 꽃이 있으며, 그 꽃이 이렇게나 작고 예쁜 핑크 꽃이라니..
엊그제부터 꽤 거세게 내린 봄 비가 아니었다면 꽃들이 좀 더 많이 남아있었을텐데..
반가운 마음에 모과꽃을 검색해 보다가 도종환 시인의 시 <모과꽃>을 접했다.
모과꽃을 처음 발견한 느낌 딱 그대로를 표현한 시~
모과꽃 - 도종환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
꽃은 피는데
눈에 뜨일 듯 말 듯
벌은 가끔 오는데
향기 나는 듯 마는 듯
모과꽃처럼 피다 갔으면
빛깔로 드러내고자
애쓰는 꽃이 아니라
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
나무 사이에 섞여서
바람하고나 살아서
있는 듯 없는 듯
봄을 대표하는 화려한 벚꽃, 핑크빛으로 비슷하게 생긴 복숭아꽃 등 다른 봄꽃들에 밀려 모과꽃은 정말 눈에 잘 띄지 않는것 같다. 꽃이 색도 연할 뿐더러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다.
모과꽃 검색해보다가 눈에 띈 재미있는 시 하나 더~
모과 - 서안나
먹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지
큼직한 모과 열매에 비해 너무 작고 예쁜 모과꽃..
왠지 잘 매치가 안되는 조합이라서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오늘의 발견이었다.
내년 봄에는 이맘때를 꼭 기억해 두었다가 풍성하게 핀 모과꽃들을 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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