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인다>는게 뭐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관계를 만든다고?"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 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은 먹지 않아.
밀은 내겐 아무 소용도 없는 거야.
밀밭은 나에게 아무것도 생각나 게 하지 않아.
그건 서글픈 일이지!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밀은 금빛이니까 나에게 너를 생각나게 할 거거든.
그럼 난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 하게 될 거야......"
"부탁이야......나를 길들여 줘!"
"우린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을 알 수 있는 거란다."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참을성이 있어야 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중에서
Le Petit Prince(1943) - Antoine de Saint-Exupery
*****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와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 알 수 있으며,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서 아무 의미 없던 존재가 세상에 하나 뿐인 특별한 존재로 바뀐다는...
그리고,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참을성 있게 떨어져서 말 없이 서로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가까워져야 한다는...
요즘 "어린왕자" 전체를 노트에 옮겨 써보고 있는데, 매우 좋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100여년 전 작가들의 생각이 현대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늘 놀랍다.
어린왕자는 1900년에 태어나 1944년에 사망한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출간한 작품이니, 사망하기 딱 1년 전 작품이다.
재치있는 작가의 말솜씨와 아름다운 시적 표현들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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