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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읽어보기

(책리뷰)팡세

by 밝은햇님 2017.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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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팡세>


<팡세>는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의 종교적, 철학적 사상이 담긴 작품으로

파스칼의 명상록 또는 수필집으로 불린다.

팡세(Pensees)는 "생각" 또는 "사색"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다.

이 작품은 파스칼이 평소 가졌던 생각들을 기록해 둔 자료를 수집하고 편집하여, 

파스칼 사후 8년이 지난 1670년에 출간되었다.   

파스칼은 1623년에 태어났고 우리나이로 39살인 1662년에 사망했다. 

수학, 철학, 신학, 문학, 심리학 등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낸 업적과, 3세기를 뛰어넘어서 현재에 까지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생이 너무 짧아서 놀랐다.

책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이 이어지지 않고, 파스칼이 특정 시점에 생각했던 것들을 후대 사람들이 주제 별로 구분해서 편집해놓은..

"우리의 상상력은 항상 현재를 생각하는 나머지, 현재를 지나치게 확대시키고 또 영원을 생각하지 않는 탓으로 영원을 너무나도 축소시킨다. 그래서 영원을 허무로 만들고 허무를 영원으로 만든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자신 속에 너무나도 생생한 뿌리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의 모든 이성도 이것을 막을 수가 없고 또....(p34)" 책을 읽다 보면 글이 이렇게 말줄임표로 끝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 다음 말이 궁금한데.. 파스칼도 생각하다가 막혔나보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들을 몇 개 옮겨 보면..


1. 정의, 힘: 정의에 복종하는 것은 옳고 더 강한 것에 복종하는 것이 필연이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힘없는 정의는 반대에 부딪힌다, 왜냐하면 사악한 자들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힘없는 정의는 규탄받는다. 그러므로 정의와 힘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의가 강해지거나 강한 것이 정의로워야 한다. 정의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힘은 매우 용이하게 식별되고 논란의 여지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의에 힘을 부여할 수가 없었다. 힘이 정의에 반대하고 그것을 불의라고 말하며 또 정의는 바로 자기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은 정의를 강하게 할 수 없었으므로 강한 것을 정의로 만들었다. p105 


2. 무슨 이유로 다수를 따르는가. 그들이 더 정당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힘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로 옛 법과 옛 의견을 따르는가? 더 건전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것은 유일한 것이고 그래서 의견 대립을 뿌리째 제거해 주기 때문이다.p108


3. 세상의 가장 불합리한 것이 인간의 착란으로 인해 가장 합리적인 것이 된다. 한 나라의 통치를 위해 여왕의 장남을 선택하는 것보다 비합리적인 것이 어디 있는가. 이 법은 우스꽝스럽고도 부당하다. 그러나 사람은 지금도 그렇고 항상 그럴 것이므로 이 법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이 된다. 왜냐하면 누구를 선택한단 말인가. 가장 덕 있고 가장 학식 있는 사람인가? 그렇게 되면 우리는 즉각 난투극을 벌일 것이다, 누구나 이 덕 있고 학식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고 주장할 테니까. 그러니 이 자격을 무엇인가 이론의 여지 없는 것에 결부시키자. 그것은 왕의 장남이다. 이것은 명백하고 논란의 여지가 없다. 이성은 이보다 더 잘 할 수가 없다, 내란이야말로 최대의 재난이므로. p110


4. 분명히 인간은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것이 그의 모든 존엄성이고 모든 가치이다. 그의 모든 의무는 올바르게 생각하는 데 있다. 그런데 사유의 순서는 자신으로 부터, 그리고 자신의 창조자와 그의 목적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결코 이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춤추고 비파를 타고 노래부르고 시를 짓고 구슬 따는 놀이를 위해 달리는 등의 것을 생각하며 서로 싸우고 왕이 되기를 꿈꾼다 - 왕이 되는 것이 무엇이고 인간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p118


5. 만약 어둠이 전혀 없다면 인간은 자기의 타락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만약 빛이 전혀 없다면 인간은 구원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이 어느 정도 숨어 있고 또 동시에 어느 정도 드러내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 정당할 뿐만 아니라 유익하다. 자기의 비참을 모르고 신을 아는 것이나 신을 모르고 비참을 아는 것은 다 같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p172


6.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박살내기 위해 전 우주가 무장할 필요가 없다.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그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고귀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그리고 우주가 자기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주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존엄성은 사유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높여야 하는 것은 여기서부터이지, 우리가 채울 수 없는 공간과 시간에서가 아니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이것이 곧 도덕의 원리이다. p213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렵다. 번역된 글이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다. 다 읽는데 인내가 필요했다는.. 기본적으로 기독교사상에 기초한 이야기인데다가, 절반 이상이 직접적으로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이라서 느끼는 거부감도 있었다. 내 스스로 찾아 읽을 책은 아닌데, 인문학강의 수업 때문에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    


*처음 블로그에 "읽어보기" 카테고리를 만들때는,

내가 재미있게 읽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책들에 대해서만 올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네..

읽은 책이 마음에 들었던 들지 않았던,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은 이대로 계속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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