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HINY SUNSHINE
2. 구경하기

강원도 인제 여행 - 박인환문학관

by 밝은햇님 2024. 8. 12.
반응형

강원도 여행 - 인제

박인환문학관

 

방문일: 2024년 6월 15일

 

 

짙푸른 산 줄기 아래로 흐르는 소양강변에 나란히 위치해 있는 박인환문학관과 인제기적의도서관.

 

개관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인제기적의도서관은 개관 후 반년만에 5만명 이상이 찾아 올 정도로 유명한 인제군의 명소라고...
인제기적의도서관 포스팅 :     

https://shinysunshine.tistory.com/377

 

 

박인환문학관

주소: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인제로156번길 50
관람시간: 09:3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전화: 033-462-2086
관람료: 무료

 

박인환 문학관 바로 뒷편에 박인환 시인의 생가 터가 있다고 하며, 

박인환문학관 2층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으로 바로 연결이 되는데,
1940~1970년대 강원도 생활사를 돌아 볼 수 있는 산촌민속박물관도 볼 거리가 풍성해 매우 좋았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인제에서 출생, 1956년 심장마비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하셨다네..

헉!! 너무 젊은 나이인데?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분명히 들었을텐데, 이제서야 알게 된 듯.. 

   

 

박인환 시인.. 하면, 국어 교과서에서 접했던 시 "목마와 숙녀" 밖에 떠오르는게 없는데..

시의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그저 제목이 특이해서 잊지는 않고 있었던..^^

이번 기회에 시 <목마와 숙녀> 한 번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겠다. 

 

-목마와 숙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등대(燈臺)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학창시절이나 지금이나 역시 시는 어렵다!! 

여전히 내용을 알 듯 말 듯, 이해 될 듯 말 듯..^^

 

한국전쟁 이후의 불안, 절망, 좌절 등에 기인한 허무주의가 반영 된 작품

& 영국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고..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 (1882~1941)

1910~20년대 활동 했던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이며 영국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평가되는 여류 작가.

유서를 남기고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운 후 강으로 들어가 자살하며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절망적인 현실 때문에 인간에 대한 가치와 신뢰를 상실하고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 듯,

시인의 현실 역시 전쟁으로 인해 모든 가치가 상실되어 그만큼 절망적이었음을 비유하고 있다고..  

 

 

박인환문학관 내부는 시인이 주로 활동했던 장소들 위주로 영화 세트장 처럼 만들어져 있다. 

 

 

1945-1948년 종로 낙원동에서 운영했던 서점인 "마리서사",

김수영 시인의 모친이 충무로에서 운영했던 빈대떡집인 "유명옥" 

예술 문화인들이 출입하던 봉선화다방, 모나리자, 동방싸롱, 포엠 등..

 

1945~1955년 즈음의 서울 풍경이 이랬구나 싶다.

한국전쟁 전후의 서울 풍경이 예상보다 훨씬 현대적이었구만~

 

 

박인환 시인의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 촬영 된  사진.

1950년대에 찍은 사진들이 이렇게 남아 있다는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네..

 

박인환 시인의 생애가 31년으로 워낙 짧고, 본격적으로 사회 활동을 한 시기는 겨우 10년 뿐이라서 기록물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시인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는 1955년 발표, "세월이 가면"은 1956년 사망 며칠 전 발표되었다고 한다.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 은 1976년 발표 된 박인희 가수의 노래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전에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찾아봤다. 들어 보니 무척이나 옛날감성~

 

마지막으로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 옮겨 보면서 포스팅 마무리..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반응형

댓글